대부분의 관광지는 5~6시 마감
베트남 국립 미술관을 다 돌아본 나는, 관광지 중 어딜 갈까 고민했다.
이미 오후 4시가 지나가고 있었기에 가까운 곳을 택해야 했다.
문묘? 문묘는 돌아보는 데 오래 걸릴 것 같아.
탕롱황성? 그래 탕롱황성 가보자.
탕롱황성까지 걸어서 15분 정도면 되나 보네.
울창한 가로수 그늘로 한가하게 걸어갔다.
공원에는 장기 같은 걸 두는 할아버지들이 많았다.
탕롱황성 입구 도착
그래도 세계 문화유산이라 그런가
입구 표시도 해놨기에 기대했다.
물론 문화유산 입구든 뭐든 오토바이에겐 자비가 없지.
오토바이 주차장 좀 어떻게 만들어주세요..
외관은 화려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별거 없는 매표소였다.
그래도 발권해 주는 직원분들은 여태 가본 매표 직원 중 최고로 밝고 친절했다.
웃으면서 티켓 내주셨다는 뜻...ㅋㅋ
탕롱황성 : 하노이에 있는 황궁.
19세기에 거의 철거되어 지금은 사실상 그냥 옛 황궁 터다.
입장료 3만 동
탕롱황성의 메인게이트.
내 생각이지만,
진짜 이거 봤으면 다 본거나 마찬가지다.
메인게이트... 심지어 뚫린 문 어디로 들어가도 별게 없다. 진짜 입구도 아니라는 뜻이다.
위 사진 오른쪽으로 보이는 작은 게이트로 들어가야 뭔가가 나온다..
차라리 밤에 관람이 가능했다면 그나마 더 잘 봤을 것 같다.
체감온도 49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볼만한 곳은 못된다.
하지만 탕롱황성 관람은 오후 5시 마감이지.
졸업사진 단골 장소인 걸까?
대학생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전통의상과 함께 촬영하고 있던데, 그냥 기념사진인가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뭘 봐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저 멀리 국기 게양대가 보인다. 저것도 유명하다는데, 나로서는 별 감흥이 없었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들어갔더니 전시관도 곳곳에 보였다.
그리고 그 전시관을 들어가면 보이는 건.. 말도 안 되는 광경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 알 필요도 없다.
그냥 애들이 전시실 바닥에 누워서 떠들고 진을 치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왔다 ㅋㅋ
세계문화유산...? 전시관..?
그냥 쓰레기장 같은 느낌
여학생과 남학생이 뒤섞인 이 공간에 발을 들인 내가 잘못한 느낌이었다.
그 누구도 길을 비키려고 하지도 않았다.
정말이지 베트남에서 가장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나마 상태가 좋은 곳을 찍어봄
옛날 그림이라 그런가 내 눈을 의심했다.
절하고 있는 자들의 발이..... 저게 발이 맞아??? 잘 모르겠다.
옆에 서있는 신하들 중 태반은 맨발이다. 더운 나라라서 그랬던 걸까?
하지만 의관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다.
등에 놓인 수며 허리띠.
모자 뒷부분 장식이 반절이나 떨어져 나간 마네킹의 모습 ㅋㅋㅋ
그냥 뭐 조잡하고 성의 없게 생긴 모습에 내용에는 관심도 안 갔다.
그냥 내가 너무 덥고 땀을 흘리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전시관 대부분 에어컨이 안 나오거나, 나와도 덥고,
더러운 냄새가 나거나, 실제로 더럽거나.
이외에도 몇 군데 더 돌아봤지만, 나는 그저 힘들 뿐이었다.
딱히 눈길을 끄는 것도 없었고 급속도로 흥미를 잃으며 현기증이 일었다.
해가 져가는 탕롱황성에서 약 한 시간 만에 탈진인가 생각했다.
구글에서 봤던 후기가 떠올랐다.
입장료 3천 원도 아깝다.
세계문화유산에 더 이상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게 해 준 곳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그랩을 부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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