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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여행/해외여행

[베트남] 2023 하노이 - 반쎄오 가게 Nha Hang Mr Bay Mien Tay

by 단호박캔디 2023. 7. 3.
  • 여행일자 : 2023. 05. 19. 금. ~ 2023. 05. 22. 화.(3박 5일)

에어컨 틀어준다고 해서

 

탕롱황성에서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방황하다 보니 거짓말 아니고 진짜 벤치도 안 보여서 땅바닥 연석에 앉아 쉴 정도였다.

아 - 나이들면 이럴까 싶을 정도로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게 분했다 ㅋㅋ

바닥에 앉아 하릴없이 탕롱황성 출구를 바라봤다.

한 15분 쉬니까 기운과 함께 출처 모를 용기도 솟았다.

 

그래, 그랩 바이크를 타보는거야!

여태 그랩은 자동차만 타봤는데, 이번엔 바이크를 예약했다.

바이크 탈 때 수명 단축 체험하기 싫으면 꼭 마스크를 끼길 바란다.

 

그렇게 도착한 나의 저녁밥집 

Nha Hang Mr Bay Mien Tay - BANH XEO

다먹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 놀랍게도 분보남보 바로 옆집이었다!

Nha Hang Mr Bay Mien Tay - BANH XEO - Google 지도

 

Nha Hang Mr Bay Mien Tay - BANH XEO · 79 Hàng Điếu, Cửa Đông, Hoàn Kiếm, Hà Nội, 베트남

★★★★☆ · 베트남 음식점

www.google.com

 

내가 이 집을 고른 이유 : 에어컨 빵빵하게 잘 틀어준다고 해서.

맛 후기도 무난했지만, 2층에 빵빵한 에어컨 속에서 잘 쉬었다는 누군가의 후기가

그다지도 내 심신을 강타했다.

 

그러나 내가 갔을 땐 5시 30분쯤이었는데

2층은 아직 오픈도 안 했다고...

1층은 에어컨이 나오고 있었으나 별로 시원하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선풍기에 굴복했다. 다시 어딘가 갈 기운도 없었거든.

 

호찌민의 벱메인에서 먹었던 반쎄오가 떠올라서,

반쎄오 남보를 주문했다.

가격은 9만 5 천동. 뭐 딱히 저렴한 편은 아닌?

 

그리고 하노이 맥주도 한 병 주문했다. 

베트남은 음료수나 맥주나 가격이 별 차이가 안 난다.

뭔가 맥주 시키면 다 큰 어른 같아서 ㅎㅎㅎ

그래 다 크기야 컸지 더 이상 안 크지..ㅠㅠ

 

일단 맥주가 먼저 나왔다.

내 음식이 나오기까지 한 15분 기다린 것 같다.

멍하니 맥주를 마시며 자연스레 다른 테이블의 그 어색한 분위기를 간파했다.

 

처음 들어갔을 때 있던 외국인 테이블 하나가 빠져나간 뒤,

가게에는 오로지 한국인 손님들만 있었다.

나를 포함해 세 테이블이나 있었고, 나는 왠지 한국인이 아닌 척하고 싶어 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인에게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구석탱이에 앉아있던 나의 시선

그냥 국적 모를 외국인들 사이에 있을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한국인들 사이에 나만 혼자 앉아있으니 갑자기 조금 외로워졌다.

 

그렇지만 옆 테이블 사람들이 딱히 즐거워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외로우면서도 혼자 자유로운 나한테 취해버리는 이상한 ㅋㅋ

뭐야 하노이 맥주 한 잔에 취했냐고..

 

 

내 뒤에 있던 냉장고가 거슬려서(직원이 냉장고 문을 여닫아야 해서)

냉장고를 마주 보고 앉아버렸다.

 

그리고 등장한 나의 저녁밥 반쎄오

돼지고기와 새우가 들어간 부침개인 셈이다.

그 부침개를 쌀종이에 야채랑 같이 싸 먹으면 반쎄오.

베트남 음식에서 살아있는 애벌레는 처음 보는데?

야무지게 한쌈 싸 먹기 시작하니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그저 먹기 바빴을 뿐ㅋㅋ

 

맛도 뭐 무난하니 맛있었다. 새우는 좀 질겼던 것 같기도?

어쨌든 내겐 한가득 담긴 야채 바구니와 내가 먹고 싶었던 걸 먹는 것 그 자체가 리프레쉬 타임이었다.

 

근데 저거 먹다가 야채에서 애벌레 나왔다..................... 하.. 하하..

처음엔 쌈 싸 먹고 있는데 손에 뭔가 물컹 촉촉한 게 묻어서,

야채나 뭐 소스 안에 있는 건더기가 묻었나 보다 했다.

 

떼내려고 보니 손톱길이만 한 애벌레............................!!!!!!!!!!!!!!!!!!!!

잘 참았다... 소리 안 지르고 침착하게... 안 죽이고 떼어냈다.

그래 애벌레가 있다는 건, 농약 없이 키운 유기농 채소라는 뜻이야.

그러나 악마의 속삭임이 없었던 건 아니다.

채소를 잘 씻었으면 그게 나왔을까? 아니 씻긴 한 걸까? 

 

계산할 때 주인 불러서 살아 움직이는 벌레를 보여줬다.

친절한 주인이 놀라면서 사과를 했다. 잘 씻어주길 바랍니다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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