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일자 : 2023. 05. 19. 금. ~ 2023. 05. 22. 화.(3박 5일)
하노이의 작은 서점들 - P. Dinh Le 거리
난 이번 여행에서 애당초 하노이와 관련된 관광 명소 -이를테면 하롱베이나 사파 -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냥 소소하게 걸어다니면서 구경 다니고 싶었고, 그중 하나가 서점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거리였다.
하노이에도 따로 입구에 책모형이 서있는 책방거리가 있다고 알고 있지만, 거긴 가지 않았다. P.Dinh Le거리의 서점들은 내가 묵은 짱띠엔 호스텔과도 가까웠고, 그리 붐비지도 않는 소박한 풍경을 가지고 있다.
내가 베트남어를 조금이라도 읽을 줄 알았다면 좀더 용기 내서 다가갔을 텐데. 가까이 다가가진 못하고 멀찍이서 바라본 노점 책 상인. 게다가 주인아주머니께서 식사 중인 것 같아 멀리서 사진만 찍고 왔다.
사실 내 주된 목적지는 마오 서점이었는데, 찾지 못했다. 분명 이 거리에 있었을텐데 내가 찾아봤던 그 서점은 보이지 않았다.
마오 서점은 2층으로 가는 곤돌라 형식의 계단이 있는 곳이다. 난 이 거리의 열린 서점에 다 들어가 봤었지만, 그런 계단이 있는 곳은 찾을 수 없었다.
숨바꼭질하듯 다음에 하노이를 다시 찾아오라고 하는 것만 같다.
정말 단어 하나조차도 뭐라고 읽어야 할지, 강세는 어디에 둬야 할지 감도 안 잡히는 베트남어로 된 책들.
가지런히 꽂혀있는 모습이 보는 사람까지 차분하게 한다.
하노이에서 만난 해커스 토익
아.. 나 토익 만료된거 상기시키네 ㅜㅜ
서점에서 갑자기 마주친 지민이... 거짓말처럼 반가웠다.
사실 베트남에서 BTS 노래를 거의 듣지 못했다. 딱 한 번인가 BUTTER를 들은 것 같긴 하다.
하노이의 카페나 식당에서는 항상 미국 팝송이 흘러나온다. 철 지난 팝송도 오래된 팝송도 나오는데, 베트남어로 된 노래는 한 번도 듣지 못했으니 신기하다. 요새 유튜브 숏츠에 나오는 띵띵땅땅똥 하는 베트남 노래 귀엽던데, 그 노래도 버스킹으로 연주하는 걸 딱 한 번 들었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베트남에선 K 팝이 인기가 없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닌가 보다.
서점에서 저런 아동용 K팝 책까지 팔고 있으니 말이다.
잔뜩 쌓여있는 사전은 정말 오랜만에 봤다. 요즘은 인터넷에 치면 다 나오는 세상이라, 종이책으로 된 사전은커녕 전자사전도 안 쓴다. 그래도 우리 집 책꽂이 구석 한 편에는 국어사전, 영어사전, 옥편까지 숨죽인 채 꽂혀있다.
요새 초등학생들도 태블릿 PC로 공부하던데, 지금 세대의 어린이들은 사전에서 단어 찾는 법을 배우긴 할까?
고등학교 때 우리 반 문학 선생님은, 문학시간에 국어사전을 책상 위에 준비해놓지 않으면 발바닥을 때리셨다. 국어사전 쓸 일이 별로 많지도 않았지만, 사전이 없는 애들은 쉬는 시간에 옆반에 가서 국어사전 빌리는 게 일이었다. 옆반에서 체육복 빌리고, 사전 빌리고, 준비물 빌리고, 도둑맞고 ㅋㅋㅋ
사전 코너를 봤을 당시에는 와 저게 팔리긴 하나 싶었는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학창 시절의 추억까지 소환된다. 늙은이 같으니라고..ㅋㅋ
하노이의 서점들은 수험서 전용서점이 아니라면, 장난감 몇 종류씩은 다 파는 것 같았다.
장난감은 어딜 가나 비슷하다. 보드게임, 소꿉놀이 세트, 바비인형, 공룡 인형 같은 것들.
서점이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 같은 분위기로 마련돼 있는 2층공간. 어느 서점이었는지도 찍어올걸.
서점 2층 한 귀퉁이에 장식된 작은 제단. 베트남어로는 '반토'라고 하는 모양이다. 베트남에서 제단은 일상적인 문화로, 호안끼엠 호수 근처 시장에서 각종 제사용품(제사상, 그릇, 장식품) 파는 것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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