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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문화

[전시회] 반 고흐, 그 위대한 여정 - 무료전시 을숙도들락날락 ~23.12.03

by 단호박캔디 2023. 12. 5.
  • 관람일자 : 2023.11.30.

반 고흐, 그 위대한 여정

 

을숙도 들락날락 공식 개관 전에 반 고흐 전시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레플리카 무료 전시라 큰 기대는 안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만족도가 컸던 전시!

 

들락날락은 ebs 어린이 프로그램과 함께하는 뭐 그런 전시관이라고 한다.

이번에 가보니 건물 자체는 그대로인데, 인테리어를 좀 바꾼 것 같았다.

 

 

빈센트 반고흐
빈센트 반 고흐

뭔가 사이버틱?

알록달록한 사이버 세계로 입장하는 기분

 

빈센트 반 고흐

 

어릴 적엔 그냥 그림 몇 점이 유명한 화가인 줄로만 알았고,

성인이 되고 나선 빈센트라는 팝송과 '달과 6펜스'라는 소설로 좀 더 친근해진 화가였다.

(물론 달과 6펜스는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소설이다.)

그 후에 빈센트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도 읽을 만큼 꽤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오디오 가이드 큐알코드도 있었다.

클리커라는 앱을 깔면 이용할 수 있는데,

우린 따로 오디오 가이드까지 듣진 않았다.

 

 

 

전시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포토존

포토존으로 쓸만한 가벽들이 꽤 많은 전시였다.

 

 

반 고흐의 생애 주기별 전시

이번 전시는 반 고흐의 생애를 크게 다섯 시기로 나누어 기획되었다.

화가로 입문하는 과정부터 프랑스에서 보낸 힘든 나날들, 요양원과 마지막 순간까지.

 

화려하지 않지만 정직한 삶을 표현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는 밀레의 작품을 많이 따라 그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감자 캐는 소작농 여인을 보자마자 밀레가 떠올랐다.

반고흐 신발

 

감자를 캐고 그 감자로 식사하는 가족을 그린 작품이나,

고된 노동을 보여주는 듯한 노동자의 신발 그림 등

 

고흐의 작품은 화려한 귀족보다는 소시민을 향하고 있다.

자신이 평생 가난한 화가의 삶을 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고흐는 자신이 가난할 것이란 예상도 했던 것 같다.

 

자화상을 그릴 수 밖에 없었던 화가

 

반고흐 자화상

 

고흐는 자화상이 참 많은 화가다.

자기애가 강했겠지 설마 가난해서 그랬겠어? 생각했었는데,

해설사 선생님의 말씀이 정말 가난했기 때문이란다.

 

모델을 고용할 돈이 여의치 않아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많이 그린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가장 깔끔하고 말끔한 모습으로 차려입고 그렸다고 한다.

 

또 한 가지 놀란 점은, 고흐가 37살에 죽었다는 것이다.

난 고흐의 자화상 속 모습이 늙어 보여서

할아버지가 다 돼서야 생을 마감했을 거라 짐작했었다.

 

 

고갱을 기다리며

 

반고흐 해바라기
해바라기, 고흐의 방

 

고흐 하면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해바라기.

이 해바라기는 고흐가 '고갱'을 기다리며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화가 공동체를 이루고 싶어 했던 고흐의 초대를 수락한 유일한 화가가 '고갱'이었는데,

이 고갱의 방을 예쁘게 꾸며주기 위해 그린 작품이 해바라기다.

 

이 해바라기를 그리기 위해 아침 일찍 나가서 그림을 그려야 했던 고흐의 모습을 생각하니

내가 괜히 감격스럽다.

 

나이가 들 수록,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쓴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느껴서인 것 같다.

 

가슴속에 빛을 품은 화가

 

카페테라스, 별이 빛나는 밤 등

고흐의 유명 작품을 떠올리며 프랑스를 찾는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그만큼 실망하는 관광객도 많다고 한다.

 

사실 고흐의 그림은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아서란다.

 

고흐는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있는 그대로를 그린 화가이기도 했지만,

실제와는 다른 풍경을 그려낸 화가이기도 했다.

 

특히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림 속에 나온 교회의 첨탑이나 사물들은

고흐가 임의로 지어낸 모습이라고 한다.

자신의 그리움을 담은 고향의 모습을 그려낸 게 아닐까 

 

동생과 조카를 향한 애정

고흐의 동생 테오는 자신의 아이에게 형의 이름을 물려주었다.

외국에서는 가장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사람의 이름을 아이에게 물려준다고 한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아이에게 붙여준다는 건 그만큼 영광스러운 일인 셈이다.

 

 

 

테오는 고흐의 평생을 보살핀 동생이나 마찬가지였고,

누구보다 형을 응원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가난한 형을 위해 생활비를 매달 부쳐주었으며,

꾸준히 편지로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테오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고흐는 축하하는 마음 한편에 불안이 컸다고 한다.

결혼해 가정을 꾸린 동생이 계속해서 생활비를 대준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그 죄책감이 고흐를 쉬지 않고 그림에 몰두하게 한 원인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만큼 고마운 동생이 조카에게 자신의 이름을 붙여준 것에 크게 감동한 고흐는,

태어날 조카를 위해 꽃 핀 아몬드 나무를 그렸다.

아몬드나무는 부활을, 그 꽃은 새 생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고흐의 꽃 핀 아몬드 나무는 구조적으로도 참신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다.

일반적인 나무의 구도가 아닌 사선으로 가지가 뻗은 모습은,

마치 내가 일상적으로 사진 찍기 좋아하는 - 위로 올려다본 나무의 모습 같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아이리스

 

평소 본 적 없었던 고흐의 작품과 해설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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