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람일자 : 2024.03.30.토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전술적 실천
벚꽃이 한창인데 미세먼지는 자욱한 날
오랜만에 엄마랑 부산현대미술관 나들이
1층 로비 공사중이라
정문말고 뒷문으로 돌아가야 입장할 수 있었다.
기념품샵 준비때문이랬나 ... 근데 텅 비어있었음.
굳이 돌아가게 할 필요있나 싶은..
사실 난 '관종(전시 제목)' 보려고 갔는데,
어쩌다보니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만 보고 오게됐다.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전술적 실천
지금 보니 흔한 일본 애니 제목같다. ㅋㅋㅋㅋ
사실 가끔 제목을 짓는 방법이 궁금하다.
어떤 전시는 제목만 봐도 흥미가 가신다.
일단 용어 정의부터 피터지게 논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이 전시는 2층에서 1층으로 이어진다.
2층 전시장 입구 외벽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카카오톡 플친으로 연결된다.
거기서 검색창에 작품 제목을 입력하면 해설을 볼 수 있다.
내마음대로 골라서 검색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검색하는 사람 거의 없더라..)
여태 현대미술관에서 이만큼 스탭이 많은 전시가 있었던가.
작품도 많고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하지만 2층 관람 동선은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혹시 의도한..?!)
바닥에 순서 테이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정도.
이번 전시의 주제는 '로컬리티'이다.
'지역성'의 의미를 탐구함과 동시에,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부산 신공항 관련 소문지 가덕도에 대한 글.
소문을 확인하러 갔지만, 실제로 본 건 가덕도의 삶 그 자체였을 뿐.
무엇이 됐든 늘 소문으로 먼저 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문은 사람들에게 잠재된 욕망이 반영되기 마련.
이로 인해 거짓과 진실이 뒤섞이며 진짜 현실이 아닌 새로운 장소가 형성된다.
조방 = 조선방직의 줄임말.
지금도 범일동 일대는 조방이라고 불리고 있다.
유명한 음식점 '조방낙지'처럼.
위 두 작품은 같은 작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작가 이름도 제목도 기억나지 않아..
전술2. 체화된 기억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이다.
펼쳐진 바다와 다보탑 보개 모양을 본뜬 부산타워를 보자마자
분명 부산이 섞인 그림인 것을 느꼈다.
(요즘은 다이아몬드 타워라고 하던데, 오히려 촌스럽게 느껴지는건 나뿐인가)
마치 환상동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마음의 섬들> 시리즈는 작가의 고향인 부산과
2018년부터 이주해 살고있는 미국이 뒤섞여있다.
그림 속 나열된 장면들은 작가의 사적인 기억이 투영돼있기에
관객이 그림 속 사건들을 연관짓거나 이해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더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게 되었다.
이게 바로 작가의 의도였다고 한다.
초현실적으로 표현된 풍경을 통해, 마음 속을 여행하는 듯한 감상.
전술3에서는 함께하는 삶에 대한 통찰력을 요구한다.
생태계와 인류, 공생하는 장소를 이해하며
다양한 종이 얽혀있는 공동체적 삶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를 맞춰보고싶은 작품들
깨진 도자기로 만든 작품들이 보인다.
안갯속을 꿈꾸는듯했던 작품
작명센스 무엇ㅋㅋ
멀리서 봤을 땐 꽃밭인 줄 알았다.
가까이서 보니 생선대가리, 몸통, 내장이
그야말로 지옥처럼 뒤섞여있어서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심점환 작가는 현실과 꿈,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통해
인간의 실존적인 불안을 다루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챗봇 참고)
영화는 시간관계상 거의 보지 않았다.
티비에 나오는 흑백화면과
옆에서 끼익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전구
분위기만으로도 민주화운동 느낌
이쪽은 자세히 보지 않고 지나쳤던 것 같다.
짧게나마 관람했던 독립영화는 '해협'
일본이 일으킨 전쟁이 끝나고,
중국대륙과 한국에서 발발했던 내전.
딸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의 영화였다.
2층 전시를 다 둘러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간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말린 생선이 허공에 널려있었다.
처음엔 공중에 매달린 유리가 만들어내는 경계선이 눈에 들어왔고,
그 다음은 아래 반투명하게 비친 유리의 존재감
마지막엔 아슬하게 지탱되는 유리의 윗면을 보았다.
생각하기 나름인 세 각도에서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체험 가능한 미술은
역시 어린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어른들은 아무도 선뜻 나가질 않으니.ㅎㅎ
뭐가 하나 고장나서 체험 중단됐던 의자 설치미술.
원래는 스탭의 지시에 따라 네 명이 앉는 건데,
서로 부딪치지 않고 계속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전쟁 후 부산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도토리라도 많이 떨어지길 바라며 돌로 나무를 찍었다고 한다.
나무의 상처는 인간과 비인간적 존재가 관계한 하나의 매듭이자 결정이다.
-> 글쎄 이걸 관계했다고 말할 수 있는건가..???
어쨌든 나도 매듭숲 앞에서 실을 골라 매듭을 묶고 왔다.
1층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마치 거미줄에 쌓이듯
곰팡이가 피어나듯
사라져가는 것만 같았다.
솔직히 이번 전시는
전시의 주제인 지역성에 대해서는 그닥 생각하지 않고
그냥 따로따로 느끼고 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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