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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여행/해외여행

[베트남] 2023 하노이 - 호안끼엠 하이랜드, Tung's kitchen 분짜

by 단호박캔디 2023. 7. 8.

돌아온 호안끼엠 호숫가에서 하이랜드커피

 

서호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고 나온 나는

괜히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버스정류장 지름길을 놓쳐서 정말이지 죽을 맛이었다.

생수통 없었으면 탈진했을지도 ㅋㅋ

그랩 부르면 되는데 괜히 또 버스 타고싶어가지고... 왜 그런 걸까..

아무튼 겨우겨우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한 20분가량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하교하는 학생들을 보았다.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교복차림의 학생들이 풋풋했다.

 

그리고 그렇게 잡아 탄 버스는 놀랍게도 내가 서호 호수 올 때 탔던 그 버스였다.

 

호안끼엠 호수 앞이 종점이라 마음 놓고 퍼져있었다.

버스 안에서는 묘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다.

나 혼자서만 계속 모자로 부채질을 하고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버스에서 내리면 그냥 어렴풋이 망고빙수나 망고 음료수나 뭐 그런 거 먹어야지 생각했었는데,

내리고 보니 가려고 했던 망고빙수 가게는 공사 중이었다.

차선책이었던 그 옆의 음료수 가게는 들어서자마자 주문을 포기했다.

 

하노이 YELLOW HOLIC

 

내가 가려고 했던 망고빙수 가게가 노란색 건물이다.

Yellow Holic이라고 간판도 바뀌고 리모델링 중이었다. 지금은 영업 중이겠지.

 

그 옆에 있는 ToCoToCo에서 밀크티 같은 걸 마실 참이었는데,

2층에 올라가 보니 에어컨은커녕 더럽기 짝이 없었다.

온갖 널브러진 쓰레기에도 아랑곳 않고 수다 중인 사람들..

이렇게 지저분한데 덥기까지 하니 금방 병이라도 걸릴 것 같아 무서워서 나와버렸다.

 

 

하노이 하이랜드커피 아메리카노

 

그래서 내가 선택한 곳은 결국 하이랜드 커피.

매장이 꽤 크고 2층이라 호안끼엠 호수 뷰를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강한 햇빛 탓인지 사람들이 창가를 선호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호찌민에서 마신 하이랜드 아메리카노는 그냥 좀 밍밍해서 그렇지 먹을만했는데,

하노이에서 마시는 하이랜드 아메리카노는 정말 맛이 없었다.

뭔가 형언할 수 없는 이상한 맛이라 반정도 남겨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 에어컨..

넘치는 사람들이 우습게 시원한 냉방상태가 황홀했다.

 

하노이 하이랜드커피 호안끼엠 호수점

여기서 느낀 건, 정말 남녀노소 다 하이랜드 커피를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시내 스벅이나 투썸은 그래도 좀 젊은 층이 많은 편인데,

여긴 정말 청년, 중년, 노년 다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정신없게 시끄럽지만 쾌적하고 시원하기 때문에 어른들도 많이 쉬고 계셨다.

이 안에서라면 밖의 찜통 같은 더위를 잊는 데 5분이면 충분하다.


정말 너무나 시끄럽기 때문인지 공부하는 학생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나의 하노이 마지막 저녁식사, Tung's Kitchen 분짜. 

 

하노이에 있는 TUNG'S KITCHEN 모습
간판을 보니 Tung's kitchen에서 쿠킹클래스도 하나보다.

하이랜드 커피에서 아메리카노 반절을 남기고 급하게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이렇게 놓고 보니 하루 종일 카페만 세 군데나 간 셈이다.

 

아무튼 난 공항버스를 탈 예정이기 때문에(공항버스 막차 시간을 착각한 멍청이)

캐리어를 맡겨 둔 리틀참 하노이 호스텔 근처의 식당이 간절했다.

 

하노이의 더위를 먹은 것 같았던 나는

저녁이 다 돼서도 땀을 흘리며 식당을 찾아 헤맸다.

 

음식 맛은 별로 걱정하지 않지만,
어쨌든 조금이나마 깨끗하고 에어컨이 나오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Tung's Kitchen.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기가 내가 하노이에서 갔던 음식점 중에 제일 깨끗했고 맛은 그저 그랬다.
(반미 빼고. 첫날 그 반미는 최악)

 

 

Tung's Kitchen의 주 고객층은 거의 백인이었다.

내가 갔을 때도 백인들이 있었고, 내가 식사를 하는 중에 들어온 손님도 거의 백인이었다.

 

특히 백인 중에서도 중년층이 많았는데, 그 손님들은 대부분 우아하고 조용했다.

베트남 음식에 와인을 곁들여 마시는 모습은 굉장히 여유로워 보였다.

길에서 마주치는 배낭여행객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중년 부부(확실치 않다)는 나중에 맥주도 주문해서 마셨다.

서빙해주는 직원한테 맥주가 왜 차갑지 않냐고 의구심 반 호기심 반으로 질문하는 걸 봤는데,

그 답에 대해선 잊어버려서 기억이 안 난다.

들었을 땐 나도 속으로 '아~ 그래서 그렇구나' 했는데.

 

위 사진 속 메뉴판 상단에 나온 음식. 난 저걸 먹고 싶었다.

닭고기랑 쌀밥이랑 있는 거. 

 

근데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자기도 그게 뭔지 모르겠단다.

우습지 않은가..?ㅋㅋ

그러더니 나한테 제일 잘 나가는 걸 추천해 줬다.

 

"이거? 뭔진 나도 모르겠고 그냥 분짜 먹는 게 어때"

딱 이런 느낌 ㅋㅋ 하지만 직원이 퉁명스럽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었다.

손님이 원하는 걸 찾아주긴 귀찮지만 본투비 친절 느낌의 직원이었다.

이 직원은 영어도 굉장히 유창했다.

(나중에 식사중인 나에게 다가와서, 구글 리뷰에 자기를 언급해달라고 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분짜 안 먹고 싶었지만 다급한 마음에 그냥 분짜를 주문했다.

 

 

전날 저녁에 먹은 반쎄오집이랑은 차원이 다른 테이블 세팅이다.

반쎄오집에서는 라이스페이퍼를 그냥 봉지째 야채 위에 놔줬지만,

여기는 말아서 컵에 꽂아주었다.

 

그리고 각종 야채에서 벌레가 나오지도 않았다.

사진 속 테이블만 봐도 청결함이 느껴진다.

 

TUNG'S KITCHEN 분짜

딱 봐도 참 깔끔하고 세련되게 세팅해 주는 걸 알 수 있다.

먹는 방법도 직접 비닐장갑을 끼고 와서 보여준다.

사실 어떻게 먹는지 알고 있었지만

아냐고 묻길래 그냥 모른다고 말했다.ㅋㅋ

 

 

솔직히 생긴 거에 비해? 맛은 별로였다.

고기도 너무 태운 거 같고.. 불향이 느껴지는 맛있음이 아니라 그냥 너무 많이 익혀서 딱딱하게 말라버린 느낌

말은 이렇게 하지만 다 먹었다.

 

다음에 베트남에 가게 되면 꼭 라이스페이퍼를 잔뜩 사 올 생각이다.

물에 불릴 필요도 없고 쌈 싸 먹기에 간편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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